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경기순환국면상 세계경기는 올 2/4분기 정점을 지나 호황국면 후반(“Mature”)으로 접어들 었다 성장률은 점차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실제, 주요 경제권의 PMI(구매관리자지수)를 살펴보면 예외 없이 정점을 지나 하강하고 있다. 델타변이 확산에 따라 3/4분기 눌렸던 세계 경제성장률이 4/4분기 일시적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 실제 미국의 고용시장 지표가 8-9월 예상치를 하회하였으나 10월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의 추세적인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다. 특히, 중국경기가 부동산개발업체들의 부실과 에너지 부족현상으로 빠르게 식고있는 점은 한국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경기는 하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지속 상승하고 있다.

출처: Bloomberg, ISM
에너지가격 급등:
코로나 위기로부터의 급격한 경기반등과 함께 원자재시장 일부 품목에서 시작된 공급부진현상이 여름을 지나면서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원자재시장의 구조적인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국면이다. 예를 들어, 유럽의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올 여름 폭염은 풍력 및 태양광 발전량을 급격히 감소시키면서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급상승시켰다. 천연가스 수요의 급증은 가격폭등으로 이어졌고 미국발 수출물량이 급증하면서 그 여파는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으로 나타났다.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발전에 대한 수요를 높이게 되면서 석탄가격 또한 급등하는 상황이다. 또한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은 비료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내년 농산물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최근 투자테마로 주목 받고 있는 ESG의 역설인 것이다. 발전연료가격의 급등은 발전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원가연동제에 의해 유럽 전기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났다. 원가상승이 경제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 더욱 문제를 심각하게 하는 것은 이제 곧 북반구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에너지소비 피크시즌으로 접어드는 반면 공급능력의 증가는 단기간에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석탄가격의 상승과 탄소배출 저감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국은 심각한 발전량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발전량 부족이 제조업 가동률 하락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가격의 강세는 적어도 내년 중반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점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중앙은행들의 내러티브를 쉽게 믿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출처: Bloomberg, Daily Shot

출처: Bloomberg, Daily Shot
공급망 병목 지속:
전반적인 공급망 병목현상도 지속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유통망 재고수준을 크게 감소시켰고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완성차 생산업체의 가동률이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차량판매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금융위기 후 해운업체들의 투자부진이 컨테이너를 비롯한 수송용량의 부족을 초래하면서 화물선적 비용이 급등하였다. 선박에 대한 탄소배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송용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최근의 선적비용 급등이 향후 몇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출처: Bloomberg, Morgan Stanley Research, Daily Shot

출처: US FRB

출처: Markit, Daily Shot
노동력 부족 현상
노동력 부족 현상이 미국의 저임금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으면서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연방정부의 특별실업수당이 만료되고 노동시장 참여율이 상승하면서 노동력 부족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임금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Bloomberg, US Department of Labor, Krest Asia
주택가격 상승세
주택가격 상승세 역시 심상치 않다. 저금리를바탕으로 코로나위기로 인한 교외이주수요가 겹치면서 주택수요는 급증한 반면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은 시차를두고 내년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할 것이다.

출처: Macroband, ING, Daily Shot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와 폭 빨라질 듯
델타변이의 확산으로 3/4분기 일시적으로 눌렸던 성장률이 4/4분기 반등하게 되면 미 연준은 더욱 빠르게 매파쪽으로 기울 것이다. 연준 파월의장은 최근 의회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지금까지의 내러티브에서 조금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9월 FOMC회의후 발표된 점도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점증하는 우려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정책금리 예상치가 모두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산매입규모 축소 스케줄에 대한 입장도 조금 더 매파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시장예상치를 뛰어넘어 매월 150억달러씩 축소하여 내년 중반까지 완료하는 스케줄을 암시하였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자산매입규모 축소와 금리인상 가이던스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시기는 빨라지고 폭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신용정책이 긴축으로 급격히 선회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출처: Mizoho Securities USA, FRB, Daily Shot

출처: FRB, Krest Asia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으로 당분간 투자자들의 관심은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집중될 것이다.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공급부족 현상에서 초래되었고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결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수요를 억제하는 유동성 흡수와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의 금리기대치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기대금리의 수준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은 금융여건을 긴축으로 선회시키며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은 낮추고 가격 변동성을 크게 높일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내년 중반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결국 투자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변화할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채권시장에 반영된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가 진행될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장기금리의 기대치가 변화하면 지난 10년간의 위험자산 평가방식에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처: FRB, Krest Asia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평가할 때 미국의 금융여건이 긴축으로 돌아설 리스크가 가장 높아 보인다. 주요 경제권의 코로나위기에 대응한 정책강도는 미국이 가장 공격적이었으며 이는 금융여건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완화되며 위험자산가격이 상대적으로 큰 폭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제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리스크가 최근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 Goldman Sachs Global Investment Research, Krest Asia

출처: Haver Analytics, IMF, Krest Asia
원화의 대달러 환율 상승은 최근의 에너지 수입가 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 미 연준의 정책금리 기대치 상승에 따른 상대금리차 축소와 이에 따른 외국인 국내채권매수세 약화, 연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테이퍼링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달러유동성 축소, 중국경기의 상대적으로 빠른 하강에
민감한 한국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 지속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의 환율 상승요인들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원화는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은 전세계적으로 금융여건이 긴축으로 선회하면서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수익률은 하락하고 변동성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국면이다. 주식 포트폴리오는 성장보다는 가치에 중심을 두어 배당수익률등 단기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재편성해야 할 것이고 인플레이션 헷지를 위해 원자재관련 자산을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2022년 주식/채권시장 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